예거 르쿨트르는 제가 시계 생활의 입문으로 선택한 브랜드라 애정이 갑니다. 가격 인상 등 운영에 관한 부분을 떠나 시계 자체를 잘 만드는 편이라 여전히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과거에 튜더는 확실한 스포츠 시계의 부족으로 스포츠 시계가 대세였던 시절에 저평가 된 부분이 있지만, 2021년의 폴라리스 마리너, 2022년의 폴라리스 PPC에 이어 폴라리스 라인을 브랜드에서 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3월 위치스 앤 원더스에서는 이상하게 폴라리스 라인의 새 시계를 선보이지 않았더군요.
그러나 예거는 폴라리스 라인을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오늘 폴라리스 크로노그래프 Q902843J 모델이 출시되었는데, 당분간 예거 시계는 살 일이 없다고 선언했던 저도 디자인을 보고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래커를 입힌 그레이 색상에 마리너부터 적용되었던 밝고 어두운 색조의 그라데이션의 다이얼에 인상적입니다. 다이얼의 가운데 부분은 선레이 브러싱이 적용되었고 스몰 다이얼은 블랙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레이의 메인 다이얼의 색감에 블랙 스몰 다이얼을 사용하니 팬더 느낌이라 정말 예쁘네요.
케이스의 지름은 42mm이고 두께는 13.39mm라 약간 두꺼운 느낌이 있지만, 이 시계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탑재하였기에 이 정도는 이해가 됩니다. 또한 예거의 폴라리스 라인은 실제로 착용해 보면 케이스 디자인 때문에 크기가 작게 느껴져 다이얼은 시원시원하지만 손목에서 뜨지 않아 착용감도 좋습니다. 이 시계는 파워리저브가 65시간이고 시스루 백이라 랑에 정도는 아니어도 꽤나 훌륭한 피니싱으로 마감된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시계는 첫 100피스를 온라인에서 판매한다고 합니다. 한정판은 아닌 것 같고, 지금 이 시점이라면 이미 다 주문이 끝났겠네요. 부띡에서 주문을 할 수 있어도 아마 풀디파짓하고 6개월 이상을 기다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테일가는 2030만 원, 기본적으로 베이지 색상의 캔버스 스트랩과 블랙 색상의 러버 스트랩을 함께 제공해 주네요. 비록 예거 클래식 라인은 가격대가 올라서 약간 가성비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으나 이 모델은 2030만 원이 합리적이 되어 보이네요. 디자인이 예뻐서 가격이 이해가 되긴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