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더 블랙베이 58 금통은 튜더 자체제작 MT5400 무브먼트를 탑재했습니다. 이 시계는 일반적인 튜더와 달리 시스루백이어서 무브먼트를 구경할 수 있는데요, 이상하게도 튜더에서 가장 비싼 모델이지만 시스루백으로 보이는 무브먼트는 ‘볼품 없는 수준’입니다. 똑같은 모습은 사실 600만 원대의 블랙베이 58 925 실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4342만 원이나 하는 시계에 적어도 골드 로터는 달아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합니다. 오늘은 이 시계의 무브먼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시계는 어떤 무브먼트를 썼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튜더의 칼리버 MT5400은 공식 홈페이지에 그 스펙이 있어서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재미있는 사실은 튜더 블랙베이 58의 스틸 모델은 MT5402 무브먼트를 사용했고, 골드와 실버 그리고 브론즈는 MT5400입니다. 두 무브먼트는 사실상 같은 것인데요, 차이라면 MT5400은 시스루백에 더 멋지게 보이기 위해 큰 플레이트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솔리드백인 브론즈나 블랙베이 54, 펠라고스 39에는 왜 MT5400을 사용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따라서 블랙베이 58 시스루백 모델은 MT5400을 쓰면 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튜더가 시스루백을 사용하는 이유는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튜더는 일반적으로 상징적인 첫 모델에 시스루백을 씁니다. 대표적으로 골드, 실버, 세라믹 등 특수 소재와 처음으로 자사무브를 탑재한 글래머입니다. 하지만 왜 브론즈에는 쓰지 않았을까요?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시스루백은 상징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대신 솔리드백 모델보다 케이스 두께가 1mm 미만으로 두껍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왜 비싼 튜더 풀금통에, 똑같은 무브가 들어가는지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는 튜더라는 브랜드를 이해하면 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튜더는 튼튼하고 안정적이면서 저렴한 시계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튜더가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무브먼트에 화려한 장식을 하지 않은 것인데요. 비록 중요한 부품은 롤렉스의 기술을 공유하고 있지만, 롤렉스처럼 사각면을 폴리싱으로 다듬고 장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가가 낮습니다. 그래서 오버홀을 하면 아예 통째로 무브를 갈아주지요.
이런 이유 때문에 튜더는 풀금통이라는 상직적인 시계에 노골적으로 저렴한 무브먼트를 보여주면서, 튜더는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시계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안정적이고 튼튼하고 저렴한 시계를 만드는 브랜드는 맛지만, 풀금통처럼 비싼 모델도 만들 수 있다는 본투데어 정신을 나타내면서도 항상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시스루백까지 썼으면 무브먼트의 마감도 잘하고 골드 로터를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는데, 지금은 현재 조합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