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운 좋게 온라인 예약에 또 성공하여 오늘 부산에 왔습니다. 요즘 업무도 많이 바빠서, 잠깐 쉰다는 개념으로 왔는데요. 쉬긴 무슨 … 기차 탑승부터 매장 방문까지 쉴 새 없이 일하다가 롤렉스와 튜더 매장 합쳐서 약 1시간 있다가 왔습니다. 그중 롤렉스 매장에서는 약 50분을 있었고 튜더 매장에서 15분 정도 놀다 왔네요. 제가 도대체 무엇을 보았기에 롤렉스 매장에서 오랜 시간을 놀다가 왔을까요? 오늘은 신기한 시계를 하나 보아서 넑놓고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예약 시간을 약 15분 앞두고, 매장 방향에 갔는데 늘 상담을 잘 해주시는 시니어님이 문 앞에 계셨습니다. 이분은 롤렉스 매장에서 튜더를 차고 계신 분으로 유명한데, 항상 센텀에 갈 때마다 시니어님과 상담을 하게 됩니다. 사실 부산까지 롤렉스 매장에 가는 이유는, 시니어님과 상담을 하기 위한 목적이 80%입니다. 롤렉스 매장에서 오데마피게와 같은 높은 수준의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갈 때마다 멋지고 다양한 롤렉스 시계를 보여주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힐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도 신형 데이토나 전시 중이네요.
오늘은 여자 시계 한 점 제외, 모두 남성 모델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프로라인 3점에 클래식 3점이 있었는데요, 그중 한 클래식 라인은 따로 플레이트에 천으로 가려져있었습니다. 그 시계는 바로 1908 블랙이었습니다. 신형으로 출시된 지 거의 1년이 되는데, 이제야 실물을 매장에서 봅니다. 1908 블랙은 화이트 골드 소재라 스틸 같아 보이지만, 이 시계를 실물로 가까이에서 보니 하이엔드 시계들을 충분히 위협할 만한 어마어마한 모델이었습니다.
1908은 보기 진짜 어렵네요
우선 롤렉스 1908은 두께가 생각보다 얇았습니다. 생각보다 슬림 해서, 디버클의 안쪽 부분이 매우 얇았는데, 이는 롤렉스가 케이스보다 버클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무브먼트를 실물로 보면 사진과 매우 다릅니다. 마감도 잘 되어 있고,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서 부품들을 다듬었습니다. 그리고 골드샤통을 사용했다는 점도, 사진으로 보았을 때 그냥 페인팅인 줄 알았는데, 진짜 골드샤통이더군요. 무브먼트도 특이하게 디자인되어서 구경하느라 상담 시간이 다 지났습니다.
롤렉스 매장에서 상담을 마치고 2층에 위치한 튜더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에 부산에 갈 때 로얄오크를 찼었는데, 마침 로얄 38mm 청판과 살몬이 있어서 착용도 해보고 비교도 해봤습니다. 시계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두 시계의 다른 점을 바로 알지만, 시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아마 로얄오크나 로얄이 크게 차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로얄오크는 완벽한 브로싱 때문에 블링 블링한 느낌이 훨씬 강하네요. 이렇게 부산의 롤렉스와 튜더 매장의 투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부산의 신세계 센텀의 롤렉스 매장과 튜더 매장을 다녀올 때마다, 부산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롤렉스 매장의 시니어님과 이야기가 잘 통해서, 유일하게 롤렉스 매장에서 편하고 재밌는 시계 이야기를 하는 곳이 여기입니다. 튜더 매장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갈때마다 볼만한 시계가 많고, 거기에 VIP 행사 같은 것도 자주 한다고 합니다. 부산에 계신 분들은 신세계 센텀의 롤렉스 매장과 튜더 매장에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항상 갈때마다 느끼지만 원하는 시계를 구입하기 서울보다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밥하고 서울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