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1층의 프라이빗 라운지에서 독립 시계 브랜드 스피크 마린(speak marin)의 신제품 VIP 행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예전부터 독립 시계 브랜드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어디서부터 어떻데 접근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는데, 시계 생활 인연으로 이런 행사에 초대를 받아서 기쁘게 다녀왔습니다. 스피크 마린은 영국 스타일의 시계지만, 스위스에서 만들고 있고 100% 자체 제작이기 때문에 독립 시계 브랜드도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신뢰가 가는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사는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본사에서 온 외국인이 영어로 브랜드에 대한 소개를 했습니다. 비록 저는 영어를 잘 못하지만, 그동안 영어로 된 시계 영상을 많이 봐서 신기하게도 대부분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더군요. 거기에 현장에서 통역도 해주셨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스피크 마린은 독립 시계 브랜드지만, 프랑스 까르푸 그룹에도 돈을 지원해 주고 있고, 스위스에 있는 공장은 스피크 마린뿐만 아니라 까르띠에, 루이비통, 구찌 등 브랜드 시계를 만들 수 있어서 돈이 많다고 합니다.
스피크 마린은 현재 1년에 600점 정도의 시계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극소수만 생산했는데, 독립 시계 브랜드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커지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라인업도 만들었다고 하네요. 비록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계 브랜드들처럼 라인업이 엄청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스피크 마린은 시계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기 때문에 퀄리티가 높다고 합니다. 게다가 마케팅도 따로 안 하고 있으니, 시계의 가격도 합리적이라 수집가들의 선호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브랜드에 대한 소개를 들은 후, 직접 스피크 마린의 시계들을 구경했습니다. 이 브랜드의 라인업은 오픈 워크 제외하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만,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상당하더군요. 초침이 1시 방향에 위치한 디자인과, 작고 두꺼운 마이크로 로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브먼트의 마감도 예거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서, Big 5에 견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가격대는 3000-6000만 원대라 가성비가 상당히 높아 보였습니다. 특히 저처럼 가는 손목에 어울리는 38mm 시계가 많아서 좋았네요.
저는 이게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스피크 마린은 비록 생소한 브랜드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두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독립 시계 브랜드는 퀄리티가 좋지만 생각보다 비싼 것 같지 않다는 느낌,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하이엔드 시계를 중고로 사기보다 차라리 같은 가격이라면 스피크 마린을 사는 게 더 이득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스피크 마린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롤렉스 매장 맞은편)에 팝업 스토어가 있고, 부띡의 입점도 진행 중에 있다고 하는데, 매장에서 시계를 구입하면 매장과의 소통, 고객 이벤트 등을 즐길 수 있어서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